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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코리아오픈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테니스코트에서 열리고 있다. |
1라운드 뛴 국내 선수 모두 2라운드 진출 실패
국내 유일 투어 무대인 코리아오픈 본선이 시작됐다. 9월19일, 코리아오픈이 열리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테니스코트에서는 단복식1회전과 예선 결승이 있었다.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의 매치는 센터 코트에서 한나래, 이소라의 단식이, 13번 코트에서 홍승연, 강서경과 한성희, 김다빈의 복식 2경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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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라 조르기의 포핸드 샷. 카밀라 조르기는 77위로 자신의 최고랭킹 30위를 기록한 선수다. |
3세트 매치(복식 3세트는*매치 타이브레이크)로 진행되는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는 단,복식 모두 단 1세트도 따 내지 못하고 전패했다.
선수와 함께 코트에 들어서는 사람들
카밀라 조르기, 야나 세페로바가 등장할 때 반대편 코트에 같이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카밀라 조르기와 함께 등장한 사람은 세르지오 조르기, 세페로바와 등장한 사람은 마틴 자스레키다. 세르지오는 조르기의, 자스레키는 세페로바의 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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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라 조르지의 아버지이자 코치인 세르지오와 팀. 1세트, 조르지가 자신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하자 심각하게 바라보며 논의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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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라 조르기는 한나래의 짧은 슬라이스 서브와 양손 백핸드에 초반 샷 에러를 많이 했다. 조르기가 한나래의 샷에 적응을 못하고 에러를 연발하며 두 번째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했다. 그러자 조용히 건너편에서 지켜보던 세르지오를 비롯 함께 앉아 있던 3명의 남자들은 조르지를 향해 손짓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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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지는 한나래의 볼이 짧아지자 네트로 대시해서 스윙발리를 했고 모두 위닝샷이 됐다. |
그리고 난 후, 조르지의 샷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조르지는 강력하게 때린 후 네트 플레이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서비스 라인 안쪽에서의 드라이브 발리는 한나래의 코트로 강력하게 날아갔고 멋진 위닝샷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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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래가 조르지의 샷을 받아내고 있다. |
그 후 게임은 조르지의 강공, 한나래의 수비로 굳어졌다. 매치는 세트 스코어 2대0(6-3 6-2)으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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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 세페로바. 이소라를 이기고 2회전에 진출했다. 지난 주 도쿄에서 4강에 올라 115위에서 이번 주 102위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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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뛰는 선수, 팀과 함께 뛰는 선수
야나 세페로바는 이소라를 1세트 6-3으로 이겼다. 1세트가 끝나고 세페로바의 코치가 코트로 들어왔다. 세트 체인지 휴식시간 동안 코치는 세페로바를 바라보며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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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가 끝난 후 세페로바의 코치가 코트로 들어와 세페로바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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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페로바가 코치와 이야기 하고 있는 동안 이소라는 음료를 마시며 쉬고 있었다. |
2세트가 시작하고 나서 세페로바의 샷이 1세트에 비해 길어지기 시작했다. 이소라는 라인에 떨어지는 볼에 에러를 하면서 좀 더 물러나기 시작했다. 세페로바는 백핸드 쪽으로 길게 보내 놓고 이소라가 베이스라인에서 떨어지기 시작하자 베이스라인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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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페로바가 드롭샷을 놓자 이소라가 달려와 받아 넘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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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페로바가 이소라가 받아 넘긴 볼을 다시 받아 넘겼고 그 볼은 위닝샷이 됐다. |
베이스라인을 기준으로 이소라는 물러나고, 세페로바는 들어가는 진형이 형성 됐다. 이소라의 샷은 짧아지고 세페로바의 샷은 더 길어졌다. 세페로바가 드롭샷을 놓기 시작했고, 발리 플레이를 시작했다. 매치는 세트 스코어 2대0(6-3 6-4), 세페로바의 승이었다.
179위(한나래), 435위(이소라)인 우리나라 선수들이 그랜드슬램에 자동 출전자격을 얻는 투어 선수들과 맞붙어 실력의 차이를 극복하고 승리한다는 것은 이변에 가깝다. 때문에 1라운드에서 한나래 선수가 카밀라 조르지(이탈리아, 77위)에게 패하고, 이소라 선수가 야나 세페로바(슬로바키아, 102위)에게 패한 것이 그리 이상할 것도 없다. 조르지 선수는 세계 랭킹 30위, 세페로바 선수는 50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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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페로바의 코치가 코치 의자에 앉아 세페로바의 샷을 바라보고 있다. |
게임이 안 풀릴 때 선수의 시선은 코치를 향해.
테니스 중계를 보면 카메라가 선수뿐만이 아니라 그 선수의 코치도 항상 앵글에 잡아준다. 특히 중요한 샷을 쳤거나, 선수가 힘겨워 할 때는 더 자주 보여준다. 선수들 역시 게임이 잘 안 풀리면 코치를 바라본다. 잘 풀리면 응원을, 잘 안 풀리면 둘 만의 사인으로 코칭을 한다. 코트안에 코치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 국가대항전(데이비스컵, 페드컵)은 물론이거니와 WTA대회에서는 직접 코트에 들어와 코칭을 한다. 챌린지 신청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코치진의 도움을 받는다.
코트위의 전쟁, 선수 혼자는 역부족.
전쟁으로 따지면 한나래와 이소라, 조르지와 세페로바는 직접 싸움을 하는 전사다. 전쟁을 하는데 있어 직접 싸움을 하는 전사만 있어서는 이기기 어렵다. 전투 현장에서 직접 전투를 하고 있는 전사의 판단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전사가 방향을 못 찾아 헤맬때는 조력자가 있어야 한다. 전략을 세우는 전략가가 있어야 하고, 지휘 통솔자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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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을 통과하여 본선에 오른 룩시카 쿰쿰(태국)의 코치가 건너편에서 쿰쿰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쿰쿰 선수 등 뒤의 파란색 옷) |
우리나라 코치는 어디에 앉아 있을까?
우리나라 선수보다 랭킹이 훨씬 높은 조르지와 세페로바의 코치는 코치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며 조언을 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실력이 뒤 떨어지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코치석은 비어 있었다. 지난 해에도, 그 전해에도 우리 선수 코치의 의자는 비어 있었다. 관중석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