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이 노랗게 물들고, 국화향이 온 산천을 휘감는 11월 7일(금). 고양 성사 코트에는 활기와 웃음이 가득했다. 고양시 여성연맹(회장 최영순)이 주최한 ‘고양시 여성연맹 회장배 테니스대회’가 열린 날이었다. |
| 2025 고양시 여성연맹 최영순 회장 |
고양 여성 테니스를 대표하는 이 모임이 시작된 지도 어느덧 17년.“내일 우리 회장배인데 기자님 혹시 시간 되시면~^^”“일이 있긴 한데, 뭐 조절할 수 있으니… 그럴까?”그렇게 갑작스럽게 시작된 회장배 취재행이었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 사진 몇 장 담아 남겨 주려는 가벼운 마음으로 찾은 자리. 코로나 팬데믹 이후 4~5년 만의 방문이었다.“이거 내가 새벽 잠 설치고 내린 커피야. 모닝 커피부터 한 잔~”따뜻한 손길로 건네는 커피 한 잔, 그리고 따스한 인사. 고양 여성 연맹과 첫 인연을 맺게 해준 윤해경 씨의 미소가 그날의 아침 공기를 더욱 부드럽게 했다.그녀들의 손길로 빚은 축제단체복을 맞춰 입은 회원들은 분주했다. 귀빈을 맞을 준비, 먹거리 손질, 낙엽을 쓸어내는 손길 하나까지 모두 정성이었다. 코트 한켠에는 역대 회장들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재의 자리를 있게 한 선배들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케이크의 촛불을 끈 후 인삿말을 하다 눈시울을 붉히는 최영순 회장.
그녀는 말했다.
“10년 전 직장생활을 하며 국화가 되기 위해 열정적으로 대회를 다녔어요. 우승하는데 고양 여성연맹의 큰 동기부여가 됐죠.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났어요.”
“우승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일이 바로 여성연맹에 가입하는 것이었어요. 들어왔을 때 정말 꿈을 이룬 기분이었죠. 지금은 너무 행복합니다. 고문님과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녀의 말에 공감하듯, 회원들의 눈빛에도 따뜻한 미소가 번졌다.
젊을 때 쌓은 추억을 나이 들어 하나씩 꺼내보며 살아간다는 말처럼, 이날의 풍경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을 또 하나의 ‘추억 저장소’가 됐다.
사진 속에 담긴 정(情)
단체 사진 시간은 언제나 긴장된다. 누군가는 눈을 감고, 누군가는 살짝 숨고, 누군가는 딴청을 부린다. 기념 사진에 그런 상황이 담기면 참 그렇다.
그러나 이들은 다르다.
오랜 시간 함께한 팀워크로 알아서 대형을 맞추고 미소를 지었다.
“차르르르~~~” 20여 장의 연속 셔터음 속에서 웃음소리와 가을바람이 함께 어우러진다.
기념식이 끝난 후 나는 나 대로, 회원들은 또 회원들 대로 각자의 휴대폰으로 또 다른 추억을 남겼다. 남성 클럽보다 사진이 몇 배는 많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여성 클럽의 매력 아닐까.
따뜻한 밥상, 진한 정
기념식이 끝나고 화분과 테이블은 코트 밖에서 정비 돼 포토 존으로 다시 태어났고, 라커룸 안에는 뷔페 못지않은 진수성찬이 펼쳐졌다.
김밥, 도토리묵, 홍어회, 보쌈, 떡… 각자가 십시일반 준비해 온 음식이 맛딸스럽다. 그중 내게 가장 좋은건 도토리묵과 부침개다. ‘어릴 적 화전놀이를 비롯 백중날 동네 어르신들이 막걸리 한 사발에 부침개 한 젓가락 나누시던 그 기억 때문일까? 내게 부침개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다시 만난 그녀들, 다시 이어질 이야기 |
| 고양시 여성연맹 회원 단체사진 |
귀빈들의 축하 방문이 이어지고, 코트에서는 친선경기가 활기차게 진행됐다.
경기 사진 몇 장 담고, 잠시 휴식…어제 밤 기사 몇 개 쓰면서 날을 샜더니 몸은 무겁고 정신은 몽롱하다.
점심을 먹고 가라한다. 이것 저것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먹어 배고프진 않다. 그렌데 시간은 12시, 솔직히 먹고 가고 싶은데…몸이 힘들다.
출발…
결국 짐을 싸 출발하는 것을 택했다. 그랬더니 또 선물 하나를 쥐어준다. “역시 이곳은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이다.”
집에 도착해 일단 잠부터 잤다. 그리고 두 어시간 후 자리에서 일어나 사진을 정리하기 시작…밤 11시에 끝이 났다.
모르겠다…
늘상 이야기 하지만 “사진은 당사자가 맘에 들어야 하는 것”
뭐…이미 끝난 일…
“제발 맘에 들기를~”하고 인디언 기우제 지내듯 속으로 비는 수 밖에. ^^
에필로그
고양시 여성 연맹 회장배를 취재 후기 처럼 써봤다.
고양시 여성연맹 회장배, 그건 단순한 경기의 장이 아니라 여성들의 삶과 우정, 그리고 세월이 빚은 이야기의 무대였다.
가을 바람을 타고 코트 위에 퍼지는 그녀들의 웃음소리와 진한 커피 향, 그리고 부침개 굽는 냄새가 아직도 코끝에 맴돈다.
다시 한 번, 고양시 여성연맹의 축복된 날들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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