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생 여성 테니스 모임 ‘미시몽’이 다시 한 번 한자리에 모였다. |
| 미시몽이 뭉쳤다. 현수막 색은 바랬어도 미시몽이 내는 빛은 한결같이 빛난다 |
이번 모임은 특별했다. 오래 함께 해 온 익숙한 얼굴들 뿐 아니라, 그동안 존재조차 몰랐던 새로운 친구들까지 자연스럽게 합류했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사이임에도 순간적으로 마음이 열리고, 금세 오래된 친구처럼 말을 트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었다.
“같은 68년생 테니스 친구”라는 단 하나의 공통점이 이토록 강한 연결을 만들 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많은 '몽이'들이 함께했다.
한 해 한 번의 약속, 그리고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
미시몽은 앞으로도 1년에 한 번 이상은 꼭 만나자는 약속을 나눴다. 누군가는 분기 모임을 제안했고, 또 누군가는 반기 모임을 꿈꿨다. 하지만 대부분이 생활 속에서 시합에 뛰어야 하는 사람들인지라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도 분위기는 뜨거웠다. 정기 모임이 아니더라도, 번개라도 좋으니 자주 얼굴을 보자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서로에게서 에너지를 얻고,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네 사람의 리더, 그리고 함께 움직이는 마음들
미시몽을 든든하게 이끄는 네 명의 리더가 있다.
김창희(군포), 서현심(용인), 은종숙(대구), 여금숙(대전)
이들은 모임에 앞서 시간을 맞추고 장소를 정하며, 먼 지역의 친구들과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실무 역할을 도맡는다. 매번 수도권에서 모였기에 내년에는 멀리서 오는 친구들을 위해 대전에서 모이기로 했다.  |
| 이번 모임은 돔형 실내 5면을 보유하고 있는 용인 파미르 코트였다. 다음은 대전이다 |
누군가는 말한다.
“미시몽이 이렇게 오래, 이렇게 따뜻하게 유지되는 건 이 네 사람 덕분”이라고.
하지만 네 리더들은 늘 웃으며 말한다.
“우리가 만든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거지.”
참석하지 못한 이들에게도 열린 문
이번 모임이 끝나자,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이들에게서 부러움과 아쉬움이 쏟아졌다. 이 모임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다시 오지 않을 수 없다는 듯, 자연스럽게 다시 모임에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힌다.
혹시 아직 나오지 못하는 친구가 있더라도 미시몽은 언제나 문이 열려 있는 모임이다. 누구든 돌아올 수 있는 자리, 누구든 따뜻하게 환영받는 공간. 그것이 미시몽이 지켜온 방식이다.
“우리는 잠시, '엄마'가 아닌 '나'로 돌아갑니다”
세상에는 68년생 테니스 모임이 여럿 있다. 그럼에도 미시몽이 오직 여성들만 모이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고 또 깊다. 혹시라도 생길 불편함을 미리 막기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아내로, 엄마로, 주부로, 그리고 직장인으로 살아가느라 흔들리기 쉬운 자기 자신을 하루만이라도 온전히 ‘나’로 되돌리기 위해서. 테니스 라켓을 쥔 순간 웃음이 터지고, 서브가 허공을 가르는 순간 마음의 먼지가 털려나가며, 동갑내기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걸어가는 순간, 그녀들은 다시 소녀가 된다.
미시몽이 지향하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그저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마음을 갖고, 나이 들어도 소녀 감성을 잃지 않는 삶. 그 단순한 바람이 이 모임을 오늘까지 이어오게 했다.
미시몽, 여전히 뜨겁고 여전히 아름다운 여인들
미시몽은 테니스 모임이지만, 그 너머의 의미가 있다. 삶의 무게를 서로 덜어주고, 웃음의 시간을 공유하며, 나이 들어도 잊지 않고 싶은 감성을 함께 지켜내는 공동체.
세월이 흘러도 서로를 향해
“반가워!”
“보고 싶었어!”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
그래서 그녀들은 "반갑다 친구야!"라는 빛 바랜 현수막을 10년 넘게 버리지 않고 계속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시몽의 변하지 않는 한결같은 마음...그래서 난 그녀들을 지켜보는 게 좋다.
미시몽은 그런 여인들의 이야기이며, 그런 여인들만이 만들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