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은 신이 정할 것" 조코비치와 알카라스 코트 인터뷰
    • 이게 뭐지? 짠걸까? 

      남자 단식 4강전은 그야말로 드라마였다. 스포츠에서 매우 드라마틱한 승부가 펼쳐질 때 각본 없는 드라마라 칭한다. 그랬다. 조코비치와 시너, 알카라스와 즈베레프의 경기 역시 그랬다.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그런데...아마도 각본이 있는 듯하다.

      이번 2026 호주오픈은 남녀 단식 4강전 까지 특별히 큰 이변 없는...매우 무난한 흐름이었다. 여자 단식 4강에 오른 선수들은 단 한 세트도 잃지 않고 모두 무실 세트로 4강에 올랐다. 남자 단식 역시 그랬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은 랭킹에 맞는 라운드까지 올라갔고, 4강에 오른 선수들은 1~4번 시드로 예상치 그대로였다.

      흐름이 이렇게 되자 "재미없는 호주오픈"이라는 말이 흘러 나왔다. 그러더니...결국 남자 단식 4강전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2-0으로 뒤진 상황에서 즈베레프가 2세트를 따라가 2-2를 만들더니 알카라스를 잡을 것 같다는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알카라스는 알카라스였고, 즈베레프는 즈베레프였다. 매치 포인트를 잡은 알카라스는 흡사 우승한듯 코트에 드러누워 기쁨의 순간을 즐겼다.

      조코비치...

      38세의 조코비치가 시너를 상대로 이길거라고 몇 %나 생각했을까?. 멘식이 기권하며 8강에 무혈 입성하고, 8강에서 또 0-2로 지다가 무세티의 부상으로 기권승을 거두며 4강에 올랐다. 시너가 더위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나 조코비치는 2024년부터 시너를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지난해 그랜드슬램에서는 두 번 만나 모두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0-3패였다.

      그런 조코비치가 1세트 3-6으로 지더니 2세트에서 그대로 6-3으로 갚아주고, 또 3세트 4-6으로 지더니 4세트에 6-4로 똑같이 갚아줬다. 그리고 마지막 5세트 3-3에서 시너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시키며 5-4로 앞섰다. 

      매치 포인트...네트 앞에 떨어진 볼..."끝났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스매시와도 같은 조코비치의 포핸드 샷을 시너가 받아 넘겼고 포인트는 시너의 것이 됐다. "아...시너가 알카라스처럼 대 역전승을 보여 줄건가?"

      결국 승자는 조코비치가 됐지만...조코비치 스스로도 그 상황을 제대로 받아 들이지 못했다. 24번의 그랜드슬램 챔피언인 그는 코트에서 한 참을 승리에 도취해 있었고, 마음을 추스린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준결승에서 이런적이 있었던가? 

      이곳 호주에서 첫 우승, 그리고 윔블던, US오픈을 모두 우승하고, 정말 어렵고 어렵게 롤랑가로스 우승한 후에 이 모습을 보였고, 올림픽 우승 후 또 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결승 진출한 후에???



      노박 조코비치 코트 인터뷰

      “솔직히 말해서 말문이 막힙니다.
      4시간이 넘는 경기를 치렀고, 지금 거의 새벽 2시예요. 2012년 라파엘 나달과 결승에서 맞붙었던 경기가 떠오릅니다. 그때는 거의 6시간 가까이 했죠. 하지만 그 경기 역시 강도와 경기력 모두 엄청났고, 그게 제가 그를 상대로 가질 수 있었던 유일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시너는 최근 저와의 맞대결에서 5연승을 하고 있었죠. 제 휴대전화 번호도 알고 있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오늘을 위해 번호를 바꿔야 했습니다! 농담이고요. 경기 후에 그에게 ‘적어도 한 번은 허락해줘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를 정말 존중합니다. 그는 믿기 힘들 만큼 훌륭한 선수이고, 항상 한계까지 몰아붙입니다. 오늘 그의 퍼포먼스에는 박수를 보내야 합니다.”

      이어 조코비치는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새벽 2시까지 남아준 레전드 같은 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응원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우리는 열정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죠. 오늘 밤은, 분위기와 응원 면에서 호주에서 치른 경기 중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US오픈에서 야닉 신네르와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5세트 경기에서 상대하는 어려움에 대해 언급했던 발언도 다시 떠올렸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렵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죠. 그들은 다른 차원의 테니스를 치고 있었고, 저는 그 수준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알카라스와 즈베레프의 경기도 봤습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경기였어요. 우리도 그 강도를 맞추려고 했습니다. 오늘 티켓 값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 오늘 판매된 티켓의 10%는 제가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어 알카라스와의 에피소드도 덧붙였다.

      “경기 후에 카를로스를 만났는데, 경기 시작이 늦어진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나는 이제 나이가 많아서 일찍 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며칠 후에 다시 그를 만날 생각을 하니 기대됩니다. 이제 며칠 뒤 세계 1위와 다시 싸워야 합니다. 끝까지 맞설 수 있을 만큼 에너지가 남아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승자는 신이 정해주시겠죠.”

      카를로스 알카라스

      카를로스 알카라스 역시 인터뷰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했다.
      “나는 항상 어떤 상황을 겪고 있든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는 경기 중 힘들었던 순간을 돌아봤다.

      “3세트 중반에는 정말 힘들었고, 체력적으로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경기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는 경험을 믿었다.
      “이런 종류의 경기를 이전에도 치러본 적이 있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나는 마음을 다해 싸워야 한다는 걸 알았고, 마지막 볼까지 싸웠다. 5세트에서 다시 돌아온 내 모습이 정말 자랑스럽다.”

      멜버른에서 첫 결승에 오른 소감도 밝혔다.
      “멜버른에서 첫 결승을 치를 기회를 얻게 돼 정말 기쁘다.”

      관중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건 관중 덕분이다. 매 포인트, 매 볼마다 여러분이 나를 다시 경기 속으로 밀어 넣어줬다. 그 에너지는 정말 믿기 힘들 정도였다.”

      결승을 앞둔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와 여러분께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일요일에 다시 만나자.”

      조코비치와 알카라스의 결승전은 '일요일 오후 5시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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