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슈퍼매치 14는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2위인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야닉 시너의 맞대결로 1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다. 경기 자체의 상징성과 흥행성은 분명하지만, 단 한 경기의 대전료 규모는 다시 한 번 국내 테니스 투자 구조를 돌아보게 만든다.
이번 슈퍼매치에서 두 선수는 각각 200만 유로(약 34억원), 총 400만 유로(약 68억 원)의 대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 달 열리는 호주 오픈 우승 상금에 육박하는 금액으로, 한국 스포츠 이벤트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2주간 뛰어 우승해야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단 하루 한 매치로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세계 랭킹 1,2위 선수가 충분히 탐낼만한 기회임이 분명하다.
한 선수에게 각각 34억여원이 지급되는 현대카드 매치에 들어가는 이 금액은 국내 테니스 환경에 투입될 경우 전혀 다른 그림을 만들 수 있다. 60억~70억 원이면 지방 기준으로 실내 테니스장 4~6면을 신설할 수 있고, 유소년·청소년 유망주 100명 이상을 장기적으로 지원하거나, 국제 ITF 또는 ATP 챌린저급 대회를 여러 차례 유치하는 데도 충분한 예산이다.
물론 슈퍼매치와 같은 초대형 이벤트는 단기간에 테니스의 대중적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 강력한 효과를 가진다. 세계 최고 선수들의 경기, 전통 공예 트로피, 유명 인사의 참여, 그리고 전국 단위 생중계는 테니스가 ‘프리미엄 스포츠’로 인식되는 데 분명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일회성 이벤트에 투입되는 거액의 대전료가 장기적인 국내 테니스 저변 확대나 구조 개선으로 얼마나 연결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질문으로 남는다. 한 경기의 감동과 화제성은 강렬하지만, 같은 금액이 시설·대회·유소년 시스템에 쓰일 경우 남기는 성과는 훨씬 오래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매치는 한국 테니스의 현재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무대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 같은 ‘보여주는 테니스’가 ‘남는 테니스’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68억 원짜리 한 경기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세계 최고를 불러오는 것과, 국내 테니스를 키우는 것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과 균형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분명 생각해 볼 일이다.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는 알카라즈와 시너 두 선수의 이벤트 매치는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고민호 대 정연수의 프리매치에 이어 오후 4시 부터 진행 될 예정이다.
tvN과 티빙에서 10일 오후 3시 20분부터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