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 리바키나(27·카자흐스탄)가 마침내 여자 테니스 세계 정상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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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레나 리바키나가 US오픈 4강에 오르면서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하게 됐다 |
리바키나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6 US오픈 여자 단식 8강에서 정친원(중국)을 3-6 6-1 6-4로 꺾었다. 첫 세트를 내준 뒤 두 세트를 연달아 가져오는 역전승이었다.
이번 승리로 생애 처음 US오픈 준결승에 진출한 리바키나는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세계 1위 등극을 확정했다. 오는 14일 발표되는 WTA 세계랭킹에서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제치고 정상에 오른다.
리바키나는 1975년 WTA 세계랭킹이 도입된 이후 1위에 오른 30번째 선수가 된다.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선수가 남녀 단식을 통틀어 세계 1위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발은 불안했다. 리바키나는 예선을 거쳐 8강까지 올라온 정친원의 과감한 공격에 밀려 첫 세트를 3-6으로 내줬다. 그러나 2세트부터 강력한 서브와 깊이 있는 스트로크를 앞세워 경기 흐름을 바꿨다. 상대에게 단 한 게임만 허용하며 6-1로 세트를 가져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처는 마지막 3세트였다. 팽팽하게 맞선 4-4에서 정친원이 더블폴트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줬고, 결정적인 브레이크에 성공한 리바키나는 이어진 서브 게임을 지켜 6-4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리바키나는 20개의 위너를 기록하며 정친원의 끈질긴 저항을 뚫었다.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정친원은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으로 세계랭킹이 121위까지 떨어지면서 이번 대회를 예선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본선에서 매디슨 키스와 이가 시비옹테크 등을 연달아 제압하며 8강까지 진출했다. US오픈 여자 단식에서 예선 통과자가 8강에 오른 것은 2021년 우승자 에마 라두카누 이후 처음이었다.
리바키나의 세계 1위 등극은 최근 1년 동안 이어진 상승세가 만들어낸 결과다. 지난해 WTA 파이널스에서 우승한 데 이어 올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사발렌카를 꺾고 개인 통산 두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내내 꾸준히 랭킹 포인트를 쌓은 리바키나는 US오픈 4강 진출로 마침내 사발렌카의 장기 집권을 끝냈다.
이번 대회를 앞둔 상황은 순탄하지 않았다. 리바키나는 US오픈 전초전인 신시내티 대회에서 부상으로 기권했다. 정상적인 훈련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해 US오픈 출전과 성적을 장담하기 어려웠지만, 위기를 이겨내고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리바키나는 세계 1위 등극이 확정된 뒤에도 특유의 차분한 태도를 보였다.
“물론 세계 1위는 엄청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과거에도 말했듯이 그것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놀라운 성취이지만 선수 생활이 끝났을 때 진정으로 감사하게 여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 “지금은 계속 나아가야 한다.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고 아직 경쟁 중이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바키나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준결승에서는 2023년 US오픈 챔피언 코코 고프(미국)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고프는 8강에서 미라 안드레예바를 2-6 7-6(7) 6-2로 꺾었다.
윔블던과 호주오픈 정상에 이어 세계 1위라는 새로운 이정표까지 세운 리바키나. 이제 그의 시선은 생애 첫 US오픈 우승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그랜드슬램 트로피를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