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탄 바브린카(스위스)가 자신의 마지막 윔블던 무대를 마친 뒤 담담하면서도 진한 여운을 남기는 작별 인사를 전했다.
바브린카는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1번 코트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단식 1회전에서 2021년 준우승자 마테오 베레티니(이탈리아)와 4시간 20분에 걸친 명승부 끝에 7-6(7), 6-7(16), 6-7(7), 6-7(5)로 아쉽게 패했다. 네 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질 만큼 치열했던 승부였으며, 이번 경기는 바브린카의 마지막 윔블던 경기로 기록됐다.
경기 후 코트 인터뷰에 나선 바브린카는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은퇴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만둘 때가 됐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어 그는 긴 선수 생활을 이어온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런 오늘 밤 같은 순간을 경험하기 위해 지금까지 계속 선수 생활을 해왔습니다. 지금 제 안에는 너무 많은 감정이 있습니다.”
바브린카가 윔블던 작별인사를 했다
이번 대회 와일드카드를 받아 마지막 윔블던 무대를 밟은 그는 올잉글랜드클럽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와일드카드를 받고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뛸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윔블던은 제게 매우 특별한 대회입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린 바브린카는 꿈의 무대였던 윔블던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어렸을 때는 언젠가 윔블던에서 경기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번 이곳에서 뛸 수 있었고, 오늘 팬들이 보내준 응원은 제게 정말 큰 의미였습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모든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41세의 바브린카는 이날 마지막까지 자신의 테니스를 보여줬다. 1세트 타이브레이크를 9-7로 가져간 데 이어 두 번째 세트에서는 무려 34포인트가 이어진 타이브레이크 끝에 16-18로 아쉽게 내주는 등 베레티니와 네 차례 타이브레이크 승부를 펼쳤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특유의 투지로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바브린카는 경기 내용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오늘 저는 제 한계까지 모든 것을 쏟아부었습니다. 베레티니는 좋은 친구이자 훌륭한 선수이고, 오늘 승리할 자격이 있었습니다. 축하를 전합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작별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생 사랑했던 것과 작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저는 언제나 테니스를 사랑했고,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경기할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이보다 더 좋은 작별은 꿈꿀 수 없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 프로 무대에 데뷔한 바브린카는 2014년 호주오픈, 2015년 프랑스오픈, 2016년 US오픈 정상에 오르며 ‘빅4 시대’ 속에서도 자신만의 역사를 쓴 선수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보여준 강력한 원핸드 백핸드와 강인한 정신력은 오랫동안 테니스 팬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됐다.
비록 승리는 베레티니에게 돌아갔지만, 이날 올잉글랜드클럽 1번 코트의 가장 큰 박수는 패자였던 바브린카를 향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한마디는 긴 선수 생활을 가장 잘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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