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엄마...나 어떻게 해야해? 제발 알려줘...응?
    • - 초5학년 선수와 중2학년 선수의 경기 스토리

    • 한 어린 선수가 시합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한 샷을 하고 코트 밖을 쳐다 보고 또 한 샷을 하고 코트 밖을 바라 봅니다.  이 선수의 눈 빛이 간절합니다. 

          코트 밖에는 여성 3분이 코트를 바라보고 서 있습니다. 아마도 이 여성들 중 그 누군가는 이 어린 학생 선수와 관련이 있을 겁니다. 어머니이거나...코치 이거나...

       이 어린 선수는 그 이전...정말 열심히 상대를 향해 볼을 날리고 또 열심히 볼을 쫓아 뛰어 다녔습니다. 

        이 어린 선수는 자신의 샷이 성공하거나 상대 선수가 자신의 샷으로 에러를 범했을 경우 이렇게 주먹을 꽉 쥐며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이 사진은 14일 촬영한 사진으로 위닝 샷을 내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다릅니다. 이렇게 주먹을 불끈 쥘 일은 그닥 많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갈수록 그의 표정은 어두워지고 슬픔의 그림자가 그대로 나타납니다. 

         이 어린 소년의 네트 건너편...상대편은 이렇게 강력한 상대가 서 있었습니다.  체격에서부터 차이가 월등히 나는 이 선수는 전일중학교 2학년 형입니다. 

         이예성, 이제 초등학교 5학년으로 군위 초등학교 선수 입니다. 초2때부터 테니스를 시작했고, 이 선수의 아버지는 포항에서 코치를 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예헌)인 형 역시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성이는 형이 운동하는 것을 보고 테니스 선수 생활에 접어 들었습니다.

       오늘은...16강에서 탈락한 선수들이 맞붙는 Consolation 9~16위 까지 결정전...호기롭게 코트에 들어 섰습니다.그러나...최선을 다해 샷을 날리고...죽어라 뛰어 다녀도...

       이 형, 김혁진 선수의 샷은 너무나 강력했습니다.  본인보다 3살 많은...파워와 기술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는 
      이 중2학년 형인 김혁진 선수의 샷을 감당하기에 예성이는 모든 면에서 역부족입니다. 
       
         최대한 멀리 딛고 팔을 최대한 뻗어 보아도 볼은 수시로 이 어린 선수를 지나쳐 가고 맙니다. 

           전략을 바꿔 서브를 넣은 후...

        네트 대시를 해봐도...자꾸만 뒤로 빠져 나가는 볼들....

      이 형은 강력한 샷을 날린 후 기회만 되면 가볍게 네트로 달려와 스매시와 발리로 포인트를 내버립니다.

        1세트에서는 1게임을 땄습니다. 그런데 2세트 들어서도 0-3으로 철저히 밀리고 있습니다. 

       "아...어찌해야 할까요? 이 형에게 대적할 방법이 내겐 없는 걸까요?" 그러고 싶진 않은데...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형의 볼을 따라 뛰느라 이미 몸은 땀으로 흠뻑...수건으로 땀이라도 닦으며 마음을 진정 시켜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닦고 있는건 땀이 아니라 쓰라린 마음입니다. 이길 순 없을라 생각했으나 이 정도로 밀리리라곤 생각 못했습니다. 

        마음을 잡아 다시 서브를 넣습니다. 에이스를 바라진 않았습니다. 원하는 곳으로만 들어가 3구를 노릴 수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그러나...이 중2 형의 샷은 너무나 강력합니다. 나처럼 죽어라 뛰는 것 같지도 않은데 내 코트 곳곳으로 깊숙이 밀려 들어옵니다. 이 어린 선수에게는 넘사벽의 파워...

      "제발 좀 닿아줘...응? 제발...."

      저 달아나는 볼을 꼭 받아 넘겨야 하는데.... 결국은 또 포인트를 잃고 말았습니다. 

         고개를 돌려 엄마가 있는 곳을 바라봅니다. 

       "엄마...나 어떻게 해야해? 좀 알려줘...응?"

      그러나 엄마가 보이지 않습니다. 

      "엄마...어디 갔어? 나 지금 힘들단말야."

      엄마는 답이 없습니다. 결국 코트에서는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합니다. 

      결국 게임은 끝이 났습니다. 스코어는 0-2, 그래도 이 쎈 형을 상대로 2게임을 땄습니다.  1세트 1게임, 2세트도 1게임...


         

       이 내용은 안동 14세 이하 아시아 국제 테니스 투어 대회에서 17일 있었던 경기 이야기 입니다. 초5학년 이예성 선수는 중2 김혁진 선수(전북 전주 소재 전일중학교)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0-2(1-6, 1-6)으로 패했고, 또 다른 상대와 맞붙을 겁니다. 

      안동 아시아 14세 주니어 대회는 토너먼트 형식이기는 하나 일반 토너먼트와 다릅니다. 총 32드로로 시작해서 1위~32위까지 순위가 정해지는 형식으로 패했다고 해서 경기가 끝나는게 아니라 패자끼리 또 경기를 치릅니다.

      승자는 승자끼리, 패자는 패자끼리 대회가 끝날 때까지 매일 경기를 치루게 됩니다. 선수들이 타 지역의 선수들과 지속적으로 시합을 하면서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 거죠. 

      이예성 선수는 예선 통과자로 본선 메인 드로에 포함됐고, 본선 1라운드에서 2-1로 역전승하며 2라운드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시드 2번 선수에게 패하며 칸설레이션 게임에 배치되며 매일 매일 조금이라도 많은 포인트를 획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예성 선수의 상대편이었던 전일중(전북 전주) 김혁진 선수는 

      "상대 선수가 초등학생이라 크게 어렵진 않았는데, 볼을 끝까지 따라가면서 받아 넘겨서 까다로웠어요. 집중력도 있고 잘 치는 것 같아요"

      라고 이예성 선수와의 대결에 대해 말했습니다. 

      이예성(군위 초5) 선수는 "형의 공이 쎄다 보니 끝까지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라고 말하며 엄마를 쳐다 본 이유에 대해 묻자 "엄마가 경기에 대해 알려주고 침착하게 하라고 알려줘요"라고 말했습니다. 

      코트 밖에서 아들의 경기를 바라보며 맘 졸이던 이예성 군의 어머니(지수연)...

      "자꾸 저를 쳐다보는 것 같아서 아들에게 부담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보이지 않도록 숨어서 지켜봤어요. 5학년이 형들과 경기하는 것인만큼 키나 실력면에서 현실감이 있어요. 열심히 재밌게 경기하고 다치지만 말고 좋은 선수로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예성이는 세계적인 투어 선수가 목표라 합니다. 현재 초등 5학년 랭킹 1위이고, 초등 전체 3위 입니다. 이 글의 소재가 된 김혁진 선수, 이예성 선수 모두...아니 대회 출전한 모든 선수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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