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그만두고 싶은 적이 많았어요"
    • - 2~3년차 테린이들이 말하는 기쁨과 애환
    • 울주군 테니스협회장기 여자 테린이부에 출전해 2위한 선수들
      울주군 테니스협회장기 여자 테린이부에 출전해 2위한 선수들

      울주군 테니스협회장배가 올해, 마침내 테린이부라는 새로운 막을 올렸다. 입문자라서, 혹은 아직 동배부에 나설 힘이 없어 대회 밖을 맴돌던 이들이 정식 무대에 초대받은 것이다.


      황재윤 협회장의 말은 결연했다.

      “누구든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회를 달라는 목소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범서·청량·유니스트…첫 주인공의 탄생

      코트 위 첫 번째 챔피언은 범서, 2위는 청량, 3위는 유니스트 클럽이었다. 그러나 시상대에 선 순위보다 더 빛났던 건, 순위와 상관없는 테린이부 선수들의 밝은 웃음이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청량클럽의 세 테린이가 카메라 앞에 섰다. 아니…이야기 좀 하자 했다. 테린이들의 생각을 직접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위 사진…좌로부터 청량클럽의 김은실(84년생, 2년 8개월), 김삼정(77년생, 3년), 박소희(82년생, 2년 8개월)씨다.

      세 사람의 눈빛은 초보의 어설픔과 중년의 굳건함, 그리고 아이 같은 설렘이 뒤섞인 복합체였다.

      “그냥…아무 생각 없이 했어요”

      테니스를 시작한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친구의 권유, 선배의 추천, 그리고 갱년기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그러나 소망은 하나였다.

      “테니스, 잘 치고 싶어요.”


      내 것인 듯, 아닌 듯…잘 될 것 같다가도 어김없이 벽에 부딪히는 테니스, 그래서 더 매력적이라는 그녀들.

      “살아 있는 공이 라켓에 ‘팡’ 하고 맞는 그 소리… 그 순간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갔어요.”

      갱년기를 버텨낸 삼정 씨의 짧고 굵은 고백은 마치 드라마의 대사 같았다.


      “정말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많았어요. 근데… 그냥 했어요. 아무 생각 없이. 그래야만 했어요. 생각하면 더 함들어질것 같았거든요.”

      결국 그 순간순간을 버티는 것들이 그녀들을 코트로 불러들였고 지금 태니스로 행복한 그녀들이었다.


      “주변에서 테니스 한다고 하면 자주 물어요. 재밌는지, 할만한지…제 대답은 그래요. 잠깐 할거면 하지 마라. 그런데 오래 열심히 할거면 바로 시작하라고”


      첫 월례회, 첫 승리, 그리고 조언의 무게

      클럽 월례회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공식 입문식’이었다.

      “첫 월례대회에 참여할 때, 너무 설렜어요.”

      전국대회 첫 출전하는 그들의 긴장감과 설렘을 그녀들은 월례회에서 느끼고 있었다.

      첫 승리의 기억은 달랐다.

      “엄청 좋았어요.”
      “내가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서 기억이 희미해요.”



      코트에서 이기는 것보다 지는것이 일상인 그녀들, 하지만 패배조차 그녀들을 무너뜨리진 못했다.

      “졌을 때 좌절하지 않기. 그게 제 멘탈 지키는 법이에요.”


      코트에서 따라오는 건 늘 선배들의 조언. 때론 약이 되고, 때론 독이 된다.

      “같은 말이라도… 부드럽게 말해주면 좋겠어요.”

      짧은 굳은 표정 끝에 다시 밝게 웃어버리는 그녀들. 그 모습이야말로, 테린이들의 진짜 힘이었다.

      “같이 하자”라는 한마디

      테린이에게 가장 어려운 말 중 하나 “운동 겉이 하실래요?”다. 그래서 “같이 하자”라고 말하는 이들이 고맙다. 손길을 먼저 내밀어주는 선배들이 있기에, 이들은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앞으로 나아간다.

      마지막 질문은 “닮고 싶은 사람”이었다.

      “매너 있고, 주변을 잘 챙기고, 테린이에게 친절한 사람을 닮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 임팩트 있는 한 마디.

      ”그런 분들이 테니스도 멋있게 잘 치시더라구요.”

      작은 공, 큰 이야기

      라켓에 맞아 터져 나가는 ‘팡’ 소리. 그 소리는 단순한 공의 탄성이 아니라, 중년의 갱년기를 이겨내는 힘, 새로운 인간관계를 열어주는 신호, 그리고 내일도 계속 라켓을 잡게 만드는 이유였다.

      테린이들이 써나가는 공치는 이야기 안에는, ‘인생을 다시 써 내려가는 드라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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