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니스가 2017비트로팀(팀장 송선순), ㈜종합건축사사무소 ‘산’의 한광호 대표, 그리고 금천구 테니스 연합회 서윤수 전(前)수석 부회장과 함께 2월22일 ㈜학산 비트로 본사를 찾았다. 더 테니스는 비트로 신발의 제작 과정, 그리고 디자인팀과의 제품 개선에 대한 미팅, 이원목 회장과의 미팅에 참여했다. 더 테니스는 이원목 회장과의 인터뷰를 따로 진행했다. 그 인터뷰 내용을 2회에 걸쳐 나눠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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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학산 비트로 이원목 회장 |
비트로 제품 개발에 참여한 비트로 팀.
"6년 전에 출시 된 이 비트로 잠바는 제가 가장 아끼는 옷입니다. 가볍고 색상도 고와서 늘 소중하게 관리해서 오래도록 즐겨 입고 있어요. 그런데 작년에 출시된 비트로 점퍼는 너무 무거워요. 지퍼도 비싼 것을 썼다고 하는데 한 번에 쭉 올리기가 힘들어요. 사용자들은 편리하고 휴대가 좋은 옷들을 선호해요. 이런 옷을 다시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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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로팀은 제품개발, 디자인팀이 함께 비트로 제품 개발, 개선에 도움이 될 만한 토론을 했다. |
“저는 운동할 때 머리에 반다나를 항상 묶습니다. 반다나의 장점은 헤어 밴드에 비해 땀 흡수가 잘 되고 땀이 뒤로 흘로 내린다는 것입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반다나를 묶으면 경기에 임하는 마음이 달라져요. 그런데 비트로는 반다나 출시에 큰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 위주로 생산을 하는 것이 경영 논리에 맞겠지만 비록 소비가 많지 않더라도 비트로는 동호인들의 자그마한 요구에도 관심을 가져줬음 좋겠습니다”
2월22일 오후, ㈜학산 비트로의 본사 회의실, 새로 구성된 2017 비트로팀(팀장 송선순)과 비트로의 의류, 신발의 디자이너들과의 제품에 관한 토론 내용 중 일부다.
풋 볼 선수였던 케빈 플랑크(Kevin Plank)가 자신이 선수생활 하면서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합성 섬유의 운동 효과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끝에 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선수들이 원하는 니즈(Needs)를 의류에 적용시켜 세계적인 브랜드로 급 성장한 언더아머(Under Armour)를 연상시키게 한다.
나에게 돈 보다 중요한 것이 민족 혼이었다.
㈜학산의 이원목 회장은 비트로팀을 초청한 자리에서 신뢰(信賴)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기업의 평균 수명이 30년에서 10년까지 줄어 들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 요즘, 앞으로 220년을 끌고 갈 기업의 정신은 오랜 신뢰관계가 없이는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원목 회장은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인 나이키와 미국 유명 아웃도어 신발 브랜드인 KEEN의 신발을 OEM생산하면서 꽤 많은 부를 축적했다. 그러나 OEM생산은 자신의 민족혼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 결국 우리나라의 혼이 담긴 브랜드를 만들어 내겠다는 결심을 했고 그 결과로 나온 것이 비트로였다. “나에게 돈 보다 중요한 것이 민족혼이었다”고 말하는 이원목 회장의 얼굴과 눈빛은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이원목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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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비트로를 22년간 일본에서 키웠으면 미즈노를, 미국에서 키웠으면 언더아머를 뛰어 넘었을 것이다" 라고 이원목 회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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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산이 추구하는 기업의 이념은 무엇인가?
㈜학산은 신뢰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성장해온 기업이다. ‘절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건강한 가치와 자부심을 전한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기업을 운영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만들고, 좀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개발과 개선, 그리고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으로부터 믿을 수 있는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다.
연 2백만족 생산. 비트로, OEM 비중 3:1
- 현재 ㈜학산에서 출시하는 제품 군에는 무엇이 있나? 자체 브랜드 비트로와 OEM 생산의 생산 비중, 매출 비중은 어떻게 되나?
현재 학산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자체 브랜드 비트로, 신발 개발/제조 사업부와 국내유통 사업으로 나뉘어 있다. 우리 회사의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신발 제조 사업의 경우, 비트로와 글로벌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기능성 제품을 국내와 베트남 자체 제조 라인을 통해 연 2백만 족 가량 생산하고 있다. 미주, 일본뿐 아니라, 노르웨이, 스웨덴의 고부가가치의 기능성 스포츠, 아웃도어 제품을 30년 가까이 개발 및 생산해 오고 있다. 실제, 비트로 매출보다 해외 OEM 수출 비중이 3~4배 가량 규모가 크다. 그러나 최근 고무적인 것은 비트로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로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비트로가 국내 스포츠 시장, 특히 테니스 분야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어떻게 되나?(신발과 의류 나눠서)
솔직히 점유율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시장을 볼 때는 경기장에서 어느 정도 눈에 보이냐에 따라 점유율을 추정할 수밖에 없다. 신발의 경우 비트로가 90년대 중 후반만 해도 30% 가까이 점유율을 보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20% 전후로 보고 있다. 의류는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생각한다. 신발에 비해 의류는 시장에 보이는 브랜드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젊은 층은 테니스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옷을 입고 운동을 하기 때문에 아마도 10%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비트로가 나이키, 아디다스와 제품 가격대가 비슷한 이유?
- 세계적인 브랜드인 나이키 OEM만으로도 충분히 안정적인 부를 축적할 수 있었을 텐데, 그것을 포기하고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7,80년대 한국은 지금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의 생산기지였다. 그들이 뛰어난 품질의 제품으로 빠른 성장을 일궈내고, 각 국가를 대표하는 스포츠 브랜드로서, 국민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나라의 뛰어난 생산 기술력도 톡톡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올림픽, 월드컵을 완벽하게 치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랑스럽게 내보일 우리 브랜드가 없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건 이익을 떠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그것을 우리 비트로가 하겠다.
- 자체 브랜드를 개발, 시장에 뿌리내리기에는 매우 큰 역경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고, 가장 감동적인 것은 무엇이었나?
비트로 제품은 나이키, 아디다스의 제품과 가격대가 거의 비슷하다. 때문에 비트로를 처음 접하시는 고객들에게는 외면을 받기도 하고, 가격에 거품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브랜드 네임을 빼고 순수하게 제품력으로만 따져보면 우리는 충분히 그 가격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비트로는 타사 대비 월등히 뛰어난 고급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솔(Sole. 신발의 겉창은 아웃솔, 안창은 인솔이라 한다)의 물성에 있어서도 우수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발을 가장 잘 안다는 것이다. 비트로는 한국인의 발을 가장 잘아는 한국인이 한국인의 발에 맞춰 만들었다. 그 편안함과 안정성을 신어보신 분들은 모두 느낀다. 그분들이 스스로 우리 비트로의 홍보 대사가 되고 홍보위원이 되어 주고 있다. 그렇게 자금력을 통한 마케팅 보다는 소비자들의 입 소문을 통해, 해외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을 때, 큰 자부심과 함께 자신감을 얻게 된다.
- 2008년에 베트남에 학산 비나(VINA)를 설립한 것으로 들었다. 베트남 학산 비나에서는 주로 무엇을 생산하고 그 규모는 어떻게 되나?
20년 가까이 쌓아온 제조, 관리의 경험을 토대로 2010년 호치민 인근의 빈증 지역에 생산 라인을 확장이전 했다. 현재 2천 여명의 종업원이 고어텍스 제품을 비롯한 고 기능성 스포츠, 아웃도어 신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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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건축사사무소'산' 한광호 대표, 비트로팀 송선순 팀장, (주)학산 비트로 이원목 회장, 금천구연합회 서윤수 전수석부회장 |
다음 편에는 신발의 유효기간, 비트로 신발만의 특장점, 비트로팀을 운용하는 이유 등에 대한 내용이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