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카라스 없어도 스페인 결승…“나는 로봇이 아니다”

    • 2025년에는 사촌 형제끼리 결승에 붙었는데 올해는 스페인 선수끼리 결승에 맞붙는다
      호다르와 포키나. 2025년에는 사촌 형제끼리 결승에 붙었는데 올해는 스페인 선수끼리 결승에 맞붙는다
      상하이 마스터스 결승이 스페인 선수들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주인공은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아닌 라파엘(20세, 13위)와 알레한드로 다비도비치 포키나(27세, 26위)다.

      17일 중국 상하이 치중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단식 준결승에서 다비도비치 포키나는 톱시드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세트 스코어 2-1(5-7, 6-4, 6-3)로 꺾었다. 이어 호다르가 2019년 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를 세트 스코어 2-0(6-3, 6-4)으로 제압하며 스페인 선수 간 결승을 완성했다. 마스터스 1000에서 스페인 선수끼리 결승에서 만나는 것은 통산 아홉 번째이며, 하드코트에서는 처음이다. 두 선수 모두 생애 첫 마스터스 1000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준결승의 중심에는 호다르가 있었다. 세계 6위 메드베데프를 1시간 44분 만에 꺾으며 상하이 마스터스 역대 최연소 결승 진출자가 됐다. 2006년 이후 출생 선수 가운데 마스터스 1000 결승에 오른 것도 호다르가 처음이다. 
      라파엘 호다르 최연소 상하이 마스터스 결승 진출자가 됐다
      라파엘 호다르, 최연소 상하이 마스터스 결승 진출자가 됐다
      호다르는 이번 대회 첫 네 경기에서 모두 첫 세트를 내주고 역전승했다. 그러나 준결승에서는 먼저 주도권을 잡았다. 위너 22개로 메드베데프의 14개를 앞섰고, 정확한 타이밍과 코스 공략으로 상대를 좌우로 움직였다. 두 번째 세트에서 브레이크 우위를 지키지 못했지만, 마지막 네 게임 가운데 세 게임을 가져오며 승리를 확정했다. 호다르가 시종일관 평정심을 유지한데 비해 메드베데프는 2세트 후반에 들어서서 멘탈적으로 무너지며 ‘될대로 되라’라는 식의 경기 운영을 한 부분도 패인중의 하나라 볼 수 있다.

      경기 후 호다르는 첫 세트에서 서로 브레이크 기회를 주고받았던 접전을 돌아봤다. 중요한 순간을 잘 넘겼으며, 자신의 서브와 리턴에도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상대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다닐은 매우 까다로운 선수다. 오늘도 훌륭한 경기를 했기에 나 역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야 했다.” 

      패한 메드베데프도 승부의 핵심으로 호다르의 리턴을 꼽았다.

      “그는 리턴에서 많은 압박을 줬다. 그것이 차이였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리턴을 잘했다.”

      메드베데프는 자신의 서브 코스 선택과 정확도가 조금 더 좋았어야 했다고 돌아봤다. 동시에 호다르를 이미 톱10 수준의 선수로 평가하면서, “앞으로 그랜드슬램에서 얼마나 많은 우승을 거둘지 지켜봐야 한다”며 호다르의 성장 가능성을 이야기 했다.

      호다르의 성장은 기록으로도 드러난다. 이번 승리는 올해 마스터스 1000에서 거둔 20번째 승리다. 2005년 19세에 28승을 기록한 라파엘 나달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한 시즌 마스터스 1000 20승에 도달했다. 올해 마드리드와 로마에서 8강, 몬트리올에서 4강에 오른 데 이어 상하이에서는 결승까지 올라섰다. 

      시즌 출발 당시 세계 165위였던 호다르는 현재 13위다. 올해 마라케시에서 첫 투어 우승을 차지했고, 워싱턴에서는 준우승했다. 상하이에서 정상에 오르면 생애 처음으로 세계 10위 안에 진입한다. 불과 지난해까지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대학 테니스를 병행했던 선수의 가파른 도약이다. 

      또 다른 준결승에서 패한 즈베레프는 누적된 피로를 털어놨다.

      “나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다. 나도 지친다.”
      드 미노와의 경기에서 최상의 상태를 보여줬던 즈베레프는 준결승전에서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드 미노와의 경기에서 최상의 상태를 보여줬던 즈베레프는 준결승전에서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즈베레프는 US오픈 이후 온전히 쉰 날이 하루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레이버컵과 베이징, 상하이로 이어진 일정 속에서 작은 부상과 피로를 안고 출전했으며,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하면 이번 대회에서는 오히려 기대 이상으로 버텼다는 평가였다. 

      첫 세트를 따냈지만 반응과 리턴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상대 서브가 향할 방향을 알고도 리턴을 코트 안에 넣지 못했다며, 다비도비치 포키나가 필요한 플레이를 잘 수행했다고 인정했다. 

      이제 마지막 한 경기가 남았다. 호다르는 앞선 경기들을 통해 현재의 경기 감각과 자신감을 쌓았다며, 결승에서도 같은 마음가짐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페인 테니스의 새로운 얼굴과 재도약에 성공한 선배의 첫 맞대결. 호다르와 다비도비치 포키나의 결승은 18일 오후 4시 30분, 한국시간 오후 5시 30분에 시작한다.  tvN 스포츠에서 중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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