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조금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내년에 다시 도전”
    • US오픈 여자 여자 결승전을 마친 엘레나 리바키나와 아리나 사발렌카의 표정은 엇갈렸다. 생애 처음으로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품은 리바키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했으나 상대를 배려했고, 대회 3연패가 좌절된 사발렌카는 눈물을 삼키면서도 상대를 향한 축하와 존중을 잊지 않았다.

      리바키나는 미국 뉴욕의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사발렌카를 2-1(6-4, 5-7, 6-2)로 꺾었다.

      리바키나는 2022년 윔블던과 2026년 호주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그랜드슬램 단식 타이틀을 차지했다. US오픈 우승은 처음이다. 세계 1위 등극까지 확정한 리바키나에게 이번 우승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대관식이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사발렌카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우승자에 대한 예의를 갖추며 리바키나의 성과를 진심으로 축하했다.

      사발렌카는 “지난 2주 동안 보내주신 응원에 감사드린다. 정말 놀라운 시간이었다”며 “물론 지금은 실망스럽지만 엘레나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엘레나는 올해 정말 대단한 활약을 펼쳤고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충분히 우승할 자격이 있다”며 “오늘 밤 마음껏 즐기기를 바란다. 다만 내가 몇 개의 타이틀이라도 차지할 수 있도록 시즌이 끝날 때까지만 즐겨달라”고 농담을 건넸다. 패배의 아픔 속에서도 사발렌카 특유의 유쾌함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사발렌카는 뉴욕 팬들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스폰서와 지난 2주 동안 나를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이곳은 마치 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 내년에 다시 돌아올 날을 기다리겠다.”

      마지막으로 팀과 친구들을 바라본 사발렌카는 “조금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하지만 아마도 그 기회는 내년이 될 것 같다”고 재도전을 약속했다.
      이어 우승자 리바키나가 마이크를 잡았다. 평소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리바키나도 이날만큼은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리바키나는 “지금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이런 결과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번 대회에 출전할 때 부상을 안고 있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모든 것이 내 쪽으로 잘 맞아떨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바키나는 결승전에서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인 사발렌카에게 존경을 표했다.

      “아리나, 당신은 위대한 챔피언이다. 당신을 상대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당신은 상대를 한계까지 밀어붙인다. 나도 코트 위로 몸을 던지면서 가능한 모든 공을 받아내려고 했다.”

      리바키나는 사발렌카의 업적과 코치진을 향해서도 “당신이 이룬 모든 성과를 축하한다. 당신의 팀도 정말 훌륭한 일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서 애시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관중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모든 관중께 감사드린다. 솔직히 지난 10년 동안 이곳에 왔지만 한 번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번 우승에 가까이 다가간 적도 없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정말 믿기지 않는다.”

      뉴욕과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던 리바키나에게 이번 우승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뉴욕을 점점 더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내게 정말 놀라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바키나는 자신을 정상으로 이끈 코치진과 가족, 친구들의 이름도 빼놓지 않았다.

      “이분들이 없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 제 팀과 스테파노 부코프, 스타스 스타니슬라프 흐마르스키에게 감사드린다. 피트니스 코치는 고향에서 TV를 보며 마음을 졸이고 있을 것이다. 고향에 있는 가족과 모든 친구에게도 감사한다. 여러분은 최고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번 우승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회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리바키나는 “정말 훌륭한 대회다. 이곳의 분위기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랍고 아직도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내년에 다시 돌아올 날을 기대하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 선수에게는 생애 첫 US오픈 우승이었고, 다른 선수에게는 대회 3연패가 무산된 아쉬운 결승이었다. 그러나 리바키나와 사발렌카는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며 승패를 넘어선 챔피언의 품격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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