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알카라즈(스페인, 22세, 1위)와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의 결별은 단순한 코치 교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7년간 이어진 협력 관계는 알카라즈의 성장기 전부를 관통했고, 이별 시점 역시 예상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이 갑작스러운 변화 속에서 테니스계는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제 누가 알카라즈를 이끌 것인가."
라파엘 나달
알카라즈와 페레로는 성적 부진으로 갈라선 관계가 아니다. 두 사람은 세계 1위 등극과 그랜드슬램 우승이라는 최정점까지 함께 도달했다. 그럼에도 결별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위기 대응’이 아니라 ‘방향 전환’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엘리트 선수들의 커리어에서 일정 시점 이후 코치 교체는 낯선 일이 아니다. 선수의 연령, 경기 스타일의 진화, 팀 규모 확장, 그리고 정신적 리더십의 성격 변화가 맞물릴 때 변화는 불가피해진다. 알카라즈 역시 ‘완성형으로 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라파엘 나달의 이름이 알카라즈의 새로운 코치로 언급되고 있다. 알카라즈의 어린 시절 코치였던 카를로스 산토스는 스페인 언론 인터뷰에서 “나달이 코치가 된다면 센세이션이 될 것”이라며 그의 가치관·교육·겸손함을 높이 평가했다. 이 발언이 ‘나달 코치설’의 출발점이다.
그는 "그의 교육, 가치관, 그리고 겸손함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이 카를로스와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할 것입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나달 코치설을 ‘매력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 이유는 아래 세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 알카라즈 팀의 규모와 구조다. 현재 알카라즈의 팀은 대형화·전문화돼 있으며, 단순 기술 코치 이상의 총괄 리더십과 운영 능력이 요구된다. 이는 은퇴 직후의 나달에게 결코 가벼운 역할이 아니다.
둘째, 나달 본인의 의지다. 나달은 은퇴 이후 공식적으로 “장기적이고 전면적인 코칭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그는 행사, 아카데미 운영, 개인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으며, 투어를 전전하는 풀타임 코치 역할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셋째, 관계의 상징성이다. 나달은 알카라즈에게 영웅이자 정신적 기준점이다. 이 관계가 코치–선수로 전환될 경우, 상징성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결별의 본질은 알카라즈가 새로운 기술을 배우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그는 모든 구질과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선수다. 앞으로의 과제는 시즌 관리, 메이저 집중력, 장기 커리어 설계다. 이는 ‘코치’라기보다 ‘디렉터형 멘토’에 가까운 역할을 요구한다.
이런 맥락에서 나달의 이름이 거론된 것은 상징적이다. 그가 실제로 코치가 되느냐와는 별개로, 알카라즈가 어떤 방향의 리더십을 원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나달–알카라즈 코치 관계는 현재로서는 현실보다 희망사항에 가깝다. 그러나 그 희망사항이 자연스럽게 제기됐다는 사실 자체가 알카라즈의 현재 위치를 말해준다. 그는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닌, 역사를 설계해야 하는 선수가 됐다.
페레로 이후의 선택은 단기 성적보다 커리어 전체의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알카라즈의 다음 코치는 누가 될 것인가. 그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결별이 새로운 시대의 시작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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