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와의 코치 계약이 끝났음을 알렸다. 알카라스는 자신의 SNS에 페레로와의 결별에 대해 장문의 글을 남겼고, 전 세계의 테니스인들은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2025 올해의 코치상을 받은 페레로와의 결별은 단순한 코치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소년을 세계 정상으로 이끈 스승과 제자의 동행은 성공의 정점에서 막을 내렸다. 그들의 여정은 한 시대의 완성된 역사였다. 알카라스와 페레로의 여정알카라스와 페레로의 관계는 알카라스가 아직 10대 초반이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 US오픈 챔피언이자 세계 1위 경험자인 페레로는 알카라스를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 아카데미(Equelite)로 데려오며 본격적인 육성을 시작했다.이 관계는 단기 성과를 위한 결합이 아니었다.기술, 전술, 멘탈, 생활 태도까지 아우르는 장기 프로젝트였고, 알카라스는 그 안에서 ‘차세대 유망주’를 넘어 ‘챔피언형 선수’로 성장했다.7년이 넘는 시간 동안 두 사람은 단 한 번도 공개적인 균열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현대 투어에서 매우 드문 사례다.둘이 만들어낸 성적페레로와 함께한 알카라스의 성적은 이미 스페인 테니스 역사에 남을 수준이다. 그랜드슬램 우승 (US오픈, 윔블던, 롤랑가로스 등), 세계 랭킹 1위 등극, ATP 투어 다수 우승, 최연소 기록 다수 경신, 빅 매치에서 노박 조코비치, 다닐 메드베데프 등 최정상급 선수들과 대등 혹은 우세한 전적특히 주목할 점은, 알카라스가 단순히 ‘한 번 반짝한 스타’가 아니라 다양한 코트·다양한 시즌에서 경쟁력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코치의 장기적 설계 없이는 불가능한 성과다.알카라스는 결별 메시지에서 페레로의 영향을 이렇게 정리했다.“당신은 나를 선수로 성장시켜 주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사람으로 성장하게 해주었습니다.”페레로가 알카라스에게 남긴 가장 큰 유산은 균형감이다. 공격적이되 무모하지 않은 선택, 큰 무대에서 흔들리지 않는 태도,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는 법알카라스가 중요한 순간마다 웃음을 잃지 않는 이유, 패배 후에도 빠르게 회복하는 이유에는 페레로의 철학이 깊게 배어 있다.실패가 아닌 ‘완성 이후의 선택’외신들은 이번 결별을 두고 공통적으로 “충격적이지만 논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둘의 결별에 일반적인 결별 이유인 성적 하락이나 내부 갈등 징후가 없었고, 오히려 커리어의 최정점에서 이뤄진 선택이었다. 알카라스 스스로도 “정상에서라면, 이별도 의미가 있다”고 표현했다. 이는 관계의 붕괴가 아니라, 완성된 한 챕터를 지나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결정에 가깝다.알카라스에게는 이제 새로운 자극과 확장이 필요했고, 페레로 역시 스승으로서의 역할을 완수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아래는 카를로스 알카라스 SNS 메시지 전문이다.
이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7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한 끝에, 후안키(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와 나는 코치와 선수로서 함께한 여정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어린 시절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내가 아직 어린 소년이었을 때 이 길을 시작했고, 그동안 당신은 코트 안팎에서 놀라운 여정을 나와 함께해 주었습니다. 당신과 함께한 모든 걸음이 정말 즐거웠습니다.우리는 정상에 올랐습니다.만약 우리의 스포츠 경로가 갈라져야 했다면, 바로 그 정상에서여야 했다고 느낍니다. 우리가 늘 일해왔고, 늘 도달하고자 했던 바로 그 자리에서 말입니다.수많은 추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기에, 단 하나만 고르는 것은 공정하지 않을 것입니다.당신은 나를 선수로 성장시켜 주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사람으로 성장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 과정 자체를 즐겼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우리가 함께 걸어온 그 길을 마음에 간직하겠습니다.이제 우리 둘 모두에게 변화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새로운 모험과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 최선을 다해 올바른 방식으로 이 모든 것을 마주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항상 더해가는 관계로.앞으로 다가올 모든 일에 진심으로 최고의 행운을 빕니다.우리는 서로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남겨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마음이 편안합니다.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후안키 ❤️
주니어에서 시작해 세계 랭킹 1위의 정상에서 끝난 7년의 동행. 이보다 더 완벽한 결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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