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남자 테니스는 분명한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야닉 시너와 카를로스 알카라스. 지난 2년간 그랜드슬램을 나눠 가진 두 선수는 단순한 ‘강자’를 넘어, 투어의 기준점이 됐다. 메이저 대회가 열릴 때마다 가장 먼저 호명되는 이름도, 가장 마지막에 남을 것이라 예상되는 이름도 이 둘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이들을 위협할 수 있는가’라는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인물이 같은 이름을 꺼냈다. 마르코스 바그다티스와 로렌초 소네고. 이들이 공통으로 지목한 선수는 바로 주앙 폰세카(João Fonseca)다.
바그다티스 “그랜드슬램을 빼앗을 수 있는 재능”
2006 호주오픈 준우승자이자 데이비스컵 36연승으로 역대 데이비스컵 단식 최다 연승기록 보유자인 키프로스의 바그다티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폰세카를 두고 “알카라스와 시너로부터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빼앗을 수 있는 선수”라고 표현했다. 이는 단순한 유망주 칭찬이 아니다. 이미 메이저 무대의 압박을 경험한 선수가, 그것도 현 최강 구도를 전제로 내린 평가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바그다티스의 시선은 ‘지금 잘 친다’가 아니라, 메이저에서 판을 흔들 수 있는 재능에 맞춰져 있다. 그리고 그 재능의 이름으로 폰세카를 언급했다.
소네고 “순수한 재능이라면, 폰세카”
소네고의 발언은 보다 현실적이다. 그는 '테니스 월드 이탈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시너와 알카라스의 수준은 예외적”이라며 분명한 선을 긋는 동시에, 그 경계선에 가장 가까운 이름으로 폰세카를 꺼냈다.
“일부 선수들은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순수한 재능 면에서 보면 주앙 폰세카가 그중 하나다.”
소네고는 폰세카를 ‘이미 그 자리에 있는 선수’로 말하지 않는다. 대신 도달 가능성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현재와 미래를 구분하는, 매우 투어 선수다운 시선이다. 소네고는 폰세카 외에도 무세티와 루네도 언급했으나 폰세카를 가장 앞세워 말했다.
왜 주앙 폰세카인가
올해 19세인 브라질의 주앙 폰세카는 올 1월 100위권에 진입한 후, 500대회 스위스 바젤에서, 그리고 250대회인 런던에서 타이틀 확보에 성공하며 24위로 마감했다. 주니어 랭킹 1위 출신으로 2023년 US오픈 주니어 우승자이기도 하다. 지금 막 시작하는 넥스트 젠 출전자격이 있으나 출전하지 않았다.
알카라즈가 19세에 세계 1위에 올라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으나 아직 폰세카는 그 정도 빠른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타구의 질, 공격 전개 속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압박 속에서도 주저하지 않는 선택은 또래 선수들과 분명히 다르다.
소네고가 말한 것처럼, 시너와 알카라스를 상대할 때 가장 큰 차이는 ‘중요한 순간’이다. “중요한 순간에 그들은 기준을 더 높인다. 아무것도 쉽게 주지 않는다.” 이 기준을 따라가려면 기술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
폰세카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이름이다. 아직은 잠재력의 단계지만, 단순히 ‘잘 치는 유망주’가 아니라 승부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재능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물론 넘어야 할 벽은 높다. 알카라스와 시너는 이미 그랜드슬램을 통해 검증된 챔피언이며, 중요한 순간마다 상대를 질식시키는 완성도를 갖췄다. 폰세카가 그 지점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과 경험이 더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 메이저 파이널을 밟았던 바그다티스와, 현재 투어에서 직접 그 압박을 마주하는 소네고가 같은 이름을 언급했다는 사실은 가볍지 않다.
알카라스와 시너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페더러와 나달 빅2의 대결에서 조코비치가 빅3를 형성했듯 지금 알카라즈와 시너의 뉴 빅2의 시대에 폰세카가 조코비치처럼 그들의 사이에서 자리를 잡을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과연 내년의 폰세카는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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