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수록 느려지는 코트, 왜 방송사와 연결될까?
    • - 프리츠, 상하이“극도로 느려진 코트” 강하게 비판.
    • 파비안 마로잔과의 치열한 승부 끝에 승리를 거둔 테일러 프리츠(미국, 27세, 4위) 상하이 마스터즈 코트에 대해 일갈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상하이 코트 표면은 급격히 변화했고, 공은 몇 랠리만 지나면 거의 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고 한다.

      상하이의 경기 조건은 이번 대회 내내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원래 시즌 중 가장 빠른 대회 중 하나로 알려진 이곳은, 금요일 측정된 코트 속도 지수가 32.9로 나타나 지난해(40.8) 대비 극적으로 느려졌다.
      상하이 마스터즈 코트 속도 측정사진 하단 우측
      상하이 마스터즈 코트 속도 측정(사진 하단 우측 Court pace index)
      프리츠는 마로잔과의 힘겨운 승리 후, 경기 조건과 코트의 느려진 속도에 대해 언급했다.

      “믿기 힘들 정도로 느립니다. 솔직히 말해, 아주 좋지 않은 변화예요. 작년에는 코트는 속도 지수 기준으로 빨랐지만 공은 매우 느렸습니다. 당시에는 대회가 다소 느린 템포로 진행됐지만 그래도 괜찮았죠.

      하지만 지금 이 정도로 느리진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코트를 완전히 느리게 만들어놨어요. 공은 작년만큼 느리지는 않다고 해도 여전히 조금 느립니다. 공 교체 이후 세 개 정도 치면 공이 금세 커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돼요. 게다가 습도까지 더해져 코트를 더 느리게 만들죠. 마치 공이 전혀 나아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프리츠, 느린 코트가 왜 불편할까?
      테일러 프리츠 랭킹 5위로 공격형 플레이어다
      테일러 프리츠, 랭킹 5위로 공격형 플레이어다

       프리츠는 투어에서 평균 시속 200km 이상의 강서브와 빠른 포인트 마무리를 무기로 하는 전형적인 공격형 플레이어다. 첫 서브 득점률과 짧은 랠리에서의 위력이 승부의 핵심이며, 3~5구 안에 포인트를 끝내는 것을 선호한다. 이러한 스타일은 빠른 하드코트(신시내티, 인디언웰스, 지난해 상하이 등)에서 극대화된다.

      하지만 코트 속도가 느려지면 서브 효과가 감소하고, 랠리가 길어지면서 수비형 선수와의 체력전으로 끌려가는 약점이 노출된다.

      올해 상하이, 수치로 드러난 변화
      • 2024년 속도 지수: 40.8 (투어 내에서도 빠른 편)
      • 2025년 속도 지수: 32.9 (투어 평균보다도 느린 편)

      이는 단순한 “느껴지는 차이”가 아니라 정량적 수치로도 급격한 변화임을 보여준다. 공의 특성과 상하이의 습도까지 더해져, 프리츠 입장에서는 “공격 루트가 막힌” 상황이다.

      ■ 스타일 매치업 분석 - 누가 웃고, 누가 울까?
      ◇ 불리할 가능성이 큰 유형
      - 빅 서버
      - 공격형 베이스라이너

      ◇ 유리할 가능성이 큰 유형
      - 안정적인 수비형 선수 (안정적 베이스라인 플레이어)
      - 강력한 체력과 랠리 적응력이 있는 선수

      즉, 상하이의 ‘급속도로 느려진 코트’는 대회 성격 자체를 바꾸며, 누가 우승권에 가까워질지 판도를 흔드는 변수다.

      방송·중계사들의 요구와 맞닿아 있는 코트 속도

      ATP 투어는 최근 몇 년간 코트 속도의 균질화가 진행되고 있다. 예전에는 각 대회가 확실한 색깔(느린 클레이, 빠른 잔디, 중간 하드)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중속~슬로우 하드코트로 표준화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경기 시간을 늘리고, 랠리의 극적인 장면을 선호하는 방송·중계사들의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 그랜드슬램을 비롯 투어 대회의 성격이 전통 스포츠에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로 변하고 있는 것과 같은 선상이다.

      이런 변화는 서브 앤 발리와 공격형 스타일의 약세를 고착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프리츠의 비판은 단순한 개인적 불만이 아니라, 공격형 플레이어들이 투어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구조적 문제의 반영일 수 있다.

      페더러는 얼마 전 "주최측에서 인위적으로 코트면을 느리게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현역 선수인 프리츠의 “코트가 지나치게 느려졌다”는 발언은 경기력 차원의 단순 불만이 아니라, 투어 전반의 흐름과 스타일 다양성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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