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테니스는 2025 상하이 마스터즈를 현장에서 직접 현장감 있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10월 7일~10까지 더 테니스 투어단이 상하이 현지 취재를 나갑니다. 그에 앞서 상하이 마스터즈에 먼저 가 있는 권효정 객원기자가 독자의 입장에서 상하이 마스터즈의 현장을 직접 보고 느낀 점을 가감없이 독자분들께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 |
오늘 작은 행운이 내게로 왔다. 선수의 땀이 배긴 수건 한 장이지만 기쁨은 결코 그 한 장에 머물지 않았다 |
오늘 상하이마스터즈 코트3에서 16강전 남자복식 안드레오치, 기나르 vs 세룬돌로, 다르데리 경기를 관전 후 프랑스 마뉘엘 기나르 선수로부터 수건을 선물받았다.
테니스경기를 직관하는 재미 중 하나는 이렇게 선수의 사인을 받거나 선수가 경기 때 썼던 손목밴드, 타올, 라켓 등을 선물로 받는 것이다. 때론 쉽게 우연히 기회를 얻기도 하지만 그건 아마도 길을 걷다가 동전을 줍는 정도의 확률일 것이고, 대부분은 노력이 필요하고 행운이 따라주어야 가능하다.
이런 행운을 얻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대회 초반 선수의 연습 코트를 노려라. 대회 초반에는 경기장을 찾는 관중과 연습 코트를 구경하는 사람 수도 현저히 적기에 높은 확률로 사인 받기가 가능하다.
둘째, 좋은 위치를 선점하라.
선수 벤치가 있는 뒷쪽 자리에 앉아야 한다. 1-2열 정도가 가능성이 높고 그보다 뒷쪽이라면 경기가 끝나갈 무렵 긴장하고 있다가 경기가 끝나는 즉시 바로 앞쪽으로 이동해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도록 한다.
셋째, 선수가 나가는 문쪽을 사수하라. 위치상으로는 선수 벤치 뒷쪽이 가장 좋지만 나가는 문쪽 관중석에서 또다른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선수의 이름을 부르거나 다소 튀는 행동으로 빠져나가는 선수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면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선수에게 타올이나 손목밴드를 직접 달라고 말을 한다. 선수에게 눈맞춤을 하면서 부탁한다면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확률을 더 높일 수 있고, 얻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언젠가 한번쯤은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다.
상하이 마스터즈 대회는 중국인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기에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 특히 대륙의 어린 아이들은 재빠르게 움직이며 어떻게든 선수 가까이 다가가 성공을 거두고야 만다. 어릴때부터 중국의 수 많은 인구 속에서 경쟁에서 살아나는 법을 체득했기에 우리는 그들을 이기기가 좀처럼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경기가 끝나고 선수 벤치 뒷쪽에서 모두가 두 팔을 벌려 마뉘엘 선수가 던져주는 수건을 받으려고 경쟁 할 때, 선수와 적극적인 눈맞춤을 하며 “마뉘엘”이라는 이름을 부르짖은 덕분일까, 많은 중국 남자 어린 아이들 틈에 홀로 서 있는 여자가 눈에 띄어서일까, 마뉘엘 선수는 정확히 나를 향해 수건을 던져주었고 다행히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었다.
기념품샵에서 한화 4-5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도 있지만, 땀흘려 열심히 경기를 한 후 승리한 선수로부터 받은 것이기에 보다 특별하고 오랜 기념품으로 남을 것이다. 상하이마스터즈에 온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글 사진 = 상하이 권효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