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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 마스터스 치중 경기장 센터코트 |
같은 우승컵을 바라보지만, 그 앞에 선 선수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즈베레프와 알카라스에게 상하이는 아직 정복하지 못한 무대다. 조코비치에게는 네 차례 정상에 올랐던 기억이 쌓인 곳이다. 지난해 예선에서 출발해 우승까지 내달렸던 바슈로는 이번에는 챔피언의 이름으로 돌아왔다.
2026 상하이 롤렉스 마스터스가 10월 7일 중국 상하이 치중 테니스센터에서 본선의 막을 올렸다. 5~6일 예선을 거친 대회는 18일 결승까지 이어진다. 아시아 유일의 ATP 마스터스 1000 대회에 단식 96명, 복식 32개 팀이 출전한다. 이제 선수들은 각자의 시즌을 바꿀 승리를 놓고 맞선다.
톱시드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29세, 1번 시드)의 목표는 분명하다. 올해 롤랑가로스와 US오픈을 제패한 그는 상하이에서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려 한다. 2019년 결승에 올랐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던 무대다.
그러나 올해 첫 관문부터 홈 선수와 마주한다. 개막 첫날 승리한 우이빙이 즈베레프의 2회전 상대로 결정됐다. 세계 2위의 우승 후보와 안방에서 기회를 잡으려는 도전자가 맞붙는다.
우이빙은 마이클 정(미국)을 6-3, 7-6(6)으로 꺾었다. 두 차례 브레이크 위기를 모두 지워냈고, 세컨드 서브 득점률은 74%에 달했다. 즈베레프전을 앞둔 그는 “테니스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를 만나는 부담 속에서도 가능성을 놓지 않았다.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3세, 2번 시드)의 도전에는 복귀의 의미가 겹친다. 오른쪽 손목 부상으로 약 4개월 반 동안 투어를 떠났던 그는 US오픈에서 돌아온 뒤 도쿄 우승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하이 첫 상대는 후안 마누엘 세룬돌로(아르헨티나)와 니콜라스 메히아(콜롬비아)의 경기 승자다.
도쿄에서 되찾은 우승의 감각이 상하이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 복귀 후 상승세를 마스터스 1000 정상까지 연결한다면 알카라스는 시즌 막바지 경쟁에서 한층 강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반면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39세, 10번 시드)는 익숙한 무대에서 새로운 기록을 겨냥한다. 2012년, 2013년, 2015년, 2018년 상하이 정상에 오른 그는 대회 최다인 네 차례 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목표는 다섯 번째 우승이다.
베이징에서 차이나오픈 통산 7번째 우승을 거둔 39세 조코비치는 그 기세를 상하이로 가져왔다. 첫 상대는 2023년 이 대회 챔피언 후베르트 후르카치(폴란드)와 제임스 덕워스(호주)의 맞대결 승자다. 통산 기록의 무게만큼 첫 경기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진이다.
이번 우승 경쟁에서 빠진 이름도 있다. 세계 1위 야닉 시너(이탈리아)다. 2024년 상하이 우승자인 그는 무릎 부상으로 출전을 철회했으며, 10월 6일에는 치료와 회복을 위해 남은 2026시즌을 마감한다고 발표했다. 정상급 경쟁자 한 명이 빠진 가운데 상하이 우승컵의 향방은 더욱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이 무대의 주인공 발랑탱 바슈로(모나코, 17번 시드)에게는 또 다른 시험이 기다린다. 세계 204위로 예선을 통과해 우승까지 차지했던 그는 마스터스 1000 역사상 가장 낮은 순위의 챔피언이 됐다. 지난해에는 우승으로 테니스계를 놀라게 했다면, 올해는 타이틀 방어로 그 성과를 이어가려 한다.
개막 첫날부터 승부는 순탄하게만 흘러가지 않았다. 중국의 저우이는 마티아 벨루치(이탈리아)를 6-4, 3-6, 7-6(4)으로 꺾었다. 마지막 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승리를 붙잡은 그는 2회전에서 로렌초 무세티(이탈리아)를 만난다. 반면 장즈전은 첫 세트를 6-1로 따내고도 토마시 마하치(체코)에게 6-1, 6-7(3), 2-6으로 역전패했다. 홈 선수들의 희비가 하루 만에 교차했다.
마테오 베레티니(이탈리아)는 서브로 위기를 돌파했다. 알렉산다르 코바체비치(미국)에게 첫 세트를 내준 뒤 6-7(3), 6-1, 6-4로 승부를 뒤집었다. 에이스 23개를 쏟아냈고 브레이크 기회는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았다. 일본의 사카모토 레이도 마르코 트룬젤리티(아르헨티나)를 6-3, 7-5로 제압하며 예선 통과에 이어 대회 본선 첫 승을 기록했다.
상하이의 승리는 우승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즌 마지막에서 두 번째 마스터스 1000 대회인 만큼 ATP 파이널스 출전 경쟁에도 중요한 영향을 준다. 메드베데프, 티아포, 피스, 조코비치 등에게는 한 라운드의 전진이 시즌 마지막 무대로 향하는 발걸음이 된다.
첫 우승을 노리는 선수, 기록을 늘리려는 선수, 지난해의 성과를 지키려는 선수. 서로 다른 목표가 하나의 우승컵 앞에서 만났다. 그 답은 10월 18일 상하이 코트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