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수원 홍재배가 3.28~29일 이틀간 열렸다. 개나리, 국화 약 240팀이 참가했다.
홍재(弘齋),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의 호(號, 별칭)로, 어릴 적(왕 세손 시절) 자신이 거처하던 동궁의 침전에 붙인 이름이다. 여러 개의 호를 갖고 있던 정조가 가장 먼저 사용한 호(號)인 ‘홍재’의 홍(弘)은 ‘관대하다’ ‘넓다’의 의미다.
수원시어머니회 송미희 회장(우) 유수미 재무(중앙) 조선행 총무(좌)
그래서일까? ‘홍재’의 이름을 딴 ‘수원 홍재배’도 마음이 넓다.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마음을 닮았다. 수원 홍재배 대회장이자 수원시 어머니연맹의 송미희 회장은 “이 세상에 가장 마음이 넓어 질 때가 언제일까? 아마도 자식의 입에 밥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어머니의 마음 일거다.”고 말하며 “수원시 어머니회는 자식을 위한 밥상을 차리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홍재배를 개최한다”고 말한다.
개나리부 우승 위순미, 허영희 "올해 둘이 꼭 같이 우승하자며 손가락 걸고 약속하며 대회에 출전했다. 그저 꿈만 같다"고 말했다.
수원시 어머니회는 수원 만석공원 테니스장에서 2번의 밥상을 차렸다. 첫 날(3.28일)은 큰 딸인 국화를 위해, 둘 째날(3.29)은 작은 딸인 개나리를 위해 차렸다. 그 식탁에서 전국의 개나리, 국화 딸들 240여 팀이 밥을 먹고 갔다.
국화부 우승자 박종순 김진향
어머니의 식탁은 화려하지 않다. 항상 소담한 밑반찬 몇 가지에, 밥과 국이다. 홍재배도 그랬다. 평소에 먹던 밥처럼 평소의 국화, 개나리부 대회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러나, 집을 떠나면 항상 생각나는 것이 어머니가 차려준 식탁이듯, 홍재배에는 어머니의 섬세한 손 길이 곳곳에 녹아 있었다.
우승자들에게 전해 줄 꽃을 준비했다. 나이 들어도 여자이고 싶은 여성에게, 꽃은 최고의 선물이다.
우승자들에게는 상패와 상품권과 함께 장미 꽃다발이 수여됐다. 아무리 나이 들어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여자이고 싶고, 의미 있는 날에는 꽃을 받고 싶은 것이 여자의 마음이다. 그런 마음을 그대로 담아 홍재배는 우승자를 위한 장미 꽃다발을 준비했다. 상품권 역시 테니스 용품만 살 수 있는 상품권이 아닌 전국 어디에서도 쓸 수 있는 시중 유명 백화점 상품권을 준비했다. 연말에 테니스를 배우고 있는 주니어 선수들에게 1백만원을 지원하는 홍재배의 전통 역시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어머니들의 마음을 담았다.
여성들의 마음을 헤아려 준비하는 홍재배의 섬세한 손길은 2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처음엔 경기도 대회로 열다가 전국대회로 확대됐다. 수원시 여성들의 테니스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여기 저기서 도움의 손길도 많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사은품도 삼성전자 Tv, 건조기 등 여성들이 좋아할 제품들을 줬다”며 허화영 고문은 회고했다.
왕세손 시절, 아버지를 잃고(사도세자) 불안하고 위태로운 나날로 인한 눈물 때문일까? “홍재배가 9회를 맞이하는 동안 거의 매 해 비가 온 듯 하다. 대회만 열면 하도 비가 와서 날짜를 5월로 옮겨 볼까도 생각했다”라고 조선행 총무가 말할 정도로 홍재배는 비와 유난히도 친숙하다. 비와의 인연은 올해도 지속됐다. 개나리부 일정은 27일 월요일 이었다. 그러나 일기예보는 비를 예고 했고,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 뚜껑 보고 놀란다고 개나리부 일정을 부랴 부랴 수요일로 옮겼다. 그러나 월요일, 수원지역에 비는 내리지 않았다.
수원시 어머니테니스연맹 회원들.
“자칫 잊고 지내고 있는 것, 소홀하게 생각하는 것, 꼿꼿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도움 주시는 분들 꼼꼼히 챙겨가며 열심히 노력하는 수원어머니테니스연맹, 그리고 수원 홍재배가 되겠습니다” 수원 홍재배의 대회장인 송미희 수원어머니테니스연맹 회장의 대회사 중 한 구절이다.